7월은 청포도 익는 고향으로 가고 싶다
7월은 청포도 익는
고향으로 가고 싶다
송현 이영태
잿빛 도시에 연일 불볕더위가 쏟아진다
불가마 도심을 서둘러 탈출한 피서인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린다는데
딱히 갈 데가 없는 외기러기 신세는
빈 공간에 우수로 남아 커피를 되질하며
잃어버린 고향 옛 추억만 들추어본다
달콤히 익으라고 이쁜 고깔을 씌워주던
사랑이 알알이 박힌 탐스러운 포도송이
그 추억 속에 가서 구슬땀도 흘리고
마당가 오동나무에 저녁달이 걸리면
한 잔의 나눔 술에, 쏟아지는 벌레소리
별비에 흠뻑 시심도 젖어 보고
감당할 수 없는 도시의 열기를 피해
찌든 영혼을 별비로 헹구어내는
7월은 청포도 익는 고향으로 가고 싶다.
※ '종합문예 유성 문예신문'및
'시 낭송 유튜브 영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