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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운명 古松 정종명어느 바람 불던 날 문틈에 낀 비명은숨이 막혀 헐떡거린다습기 높은 비 오는 날에는 그나마견딜만하다는 듯 비어져 가는 내가슴은 호수처럼 잠잠했다사랑이 드나들지 않은 마른 가슴에자욱한 공포가 엄습한 채 그리움여기저기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허둥대며 들 수 셔 벌집 같고천년 세월 지켜온 박물관 같은 빈 육신울음소리는 망각의 강을 넘지 못해바삭 마른 …
정종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