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4
어제
298
최대
3,402
전체
948,837

보은

정종명 0 214 0

보은報恩 (1,474)


                       고송 정종명



쪽빛 푸르름에 열광하던 여름도

알록달록 꿈꾸던 결실의 가을도

된바람 찬서리에 낙엽 되어 떨어져 갔다

님이여 슬퍼 말아요

그대 발등을 덮어 한 줌 흙으로 돌아가더라도 

춘삼월 봄바람에 한잎 두잎 연둣빛 잎새를 키워 푸른 녹음으로 부활하리다

삼복의 된 더위에 한 자락 

그늘을 드리워 지친 숲속 식구들의 안식처가 되고 삶의 자양분이 되어

못다 한 사랑을 베풀어 주리다


찬 바람 거친 손끝에 휘둘려 서럽게 진다 해도 

마른 거죽을 덮고 시린 발등을 덥히는 보은報恩의 품을 내놓을 것이다.


2021.   10.   21.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