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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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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1,473)


                       古松 정종명



들머리부터 예사롭지 않은 기운에

주눅이 든 심장이 다름 박질 친다


고즈넉한 골짜기 들어서니

원시림 같은 고목들 위용스럽게

산문을 지키고 섰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의

선승 성철 대종사의 원형 사리탑이 

모난 중생의 가슴을 둥글둥글 다듬어 준다


하늘 높이 키를 키운 고목들 찰진 쪽빛 잎새 무지갯빛 색을 입히느라 숨죽이고 붓질에 매진하고 있다


제각각 큰 소망 가슴 깊이 안고 산문에 들어서는 얼굴에 진지함 가람을 감싸 안산 능선의 봉우리들 포근함에 찌든 탐진치 삼독을 씻고 엿은 미소 띤다


대적광전 비로자나불 검지를 움켜쥔 큰 뜻 헤아릴 수 없으나 가냘픈 염화미소에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깊어가는 가을날 가야산 해인사 호젓한 산문에 드니 미로 같았던 앞날 

막힘없는 대로처럼 펼쳐진다.


2021.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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