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숲
여름 숲 (1,432)
고송 정종명
팔월의 태양 묵직하게 내려앉은
여름 숲에는 시원한 바람이 인다
진청 빛 떡갈 나뭇잎 펼쳐
부채처럼 살랑거리며 바람을 일으키며
된 더위를 물리치고
평소엔 없던 바람의 길
숲에 다다르면 나무 사이사이
이어진 길을 따라 우듬지로 오른다
허투루 살아가는 생 없다
숲 속 여린 생명들 더위에도 분주한
삶의 소용돌이 쉼이 없다
더위에 축 처진 어깨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 훔치며
숲에 들면 개울물 정겹게 흐르고
뭇 벌레들 화음 지친 맘 달래준다
두툼하게 살 오른 활엽수 잎 새
건들건들 바람을 일으켜
산속 열매들 새콤달콤 익혀 내고
여름 숲은 엄마의 품같이 넉넉하고 풍성하다
절정의 여름 숲 속엔 시원하고 정겨운
여름의 노래가 흥겹게 울린다.
2021. 0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