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에 부치는 날에
힘에 부치는 날엔
古松 정종명
뜬금없이 우울함이 찾아든 아침
장맛비마저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뒷산에 올라
숲속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니
비처럼 자유분방하게 살다 갈 수 있다면
걸림 없는 저 하늘을 누비다 인연 되면
후다닥 떨어지는 것처럼
찌든 나뭇잎을 씻기며 몸 부서져
낙엽 속으로 쓰며 드는
그저 왔다 갔다는
흔적도 없이 갔으면
시련의 추억이 씹히는 날같이
마음의 갈피 잡지 못해 흔들리는
허수아비 같은
한생 살아가기 힘에 부쳐
주저앉고 싶은 날
산에 든다 나는.
2020. 0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