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나ㅡ엔
비 오는 날엔
고송 정종명
온통 먹구름 드리워진 공간
숨이 멎을 듯 가슴이 조여오면
빈집 같은 육신은 낡은 기계처럼
삐거덕 거리는 가픈 숨을 토하고
끄물끄물한 날은 천근만근인 몸
엄니 만신이 아프시다던 말씀
허투루 들었는데 어느새 현실 된
허깨비 같은 집에 닥쳐온 비애
뼈마디 마디 비명을 지르는데
입이 하나여서 고통 얽히고설켜
내뱉지도 못하는 신음소리
온몸으로 받아 내야 하는 철퇴를
맞는 고뇌는 젊은 날 막 부려 먹고
함부로 굴린 탓.
2020. 08.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