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생각
전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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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6 09:04
엄마생각
예목/전수남
어둑해지면 인적 끊기는 고산골 촌락
앞산에 나무하러 가신 엄니
날은 저무는데 언제 오실까
동구 밖까지 마중나간 마음 애가 타지만
아홉 살 순이 여린 손으로
보리쌀 한 됫박 밥솥에 앉히고는
부뚜막에 걸터앉아
“고추 먹고 맴맴” 노래를 한다.
솔가지 한 짐 등짐을 지고
휘청대는 걸음으로 돌아온 엄니
꽁보리밥 한 공기 김치 국물에 말아먹고
꺼칠한 손으로 등을 토닥이면
말없이도 전해지는 엄마의 사랑
안도의 한숨에 가슴 먹먹해져도
차가운 엄마 품이
순(順)이는 숨 막히도록 포근하다.
(2018.2.7.)
*앞산 : 대구시 남구·달서구·수성구에
걸쳐 분포한 산(고도 : 659m).
*고산골 : 앞산과 인접한 1960년도 초
대구시 외곽 촌락.
*사진 : 한아름님(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