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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 숲에서

전수남 0 590 0

      삼나무 숲에서

 

                         예목/전수남

 

흐릿한 눈이 절로 감기는 눈보라에도

고개 꺾일 줄 모르고

푸르름을 품고 사는 삼나무 숲이 운다

전신에 백설을 뒤집어 쓴 채

어깨동무를 하고 몸을 떨며

울림의 소리 우렁우렁 숲을 흔들면

마음속에 이는 바람 차분히 가라앉고

 

삼나무 숲에서 길을 찾는 나그네

올려다 본 하늘의 여백에

허리 굽힐 줄 모르는 곧은 성정

지치지 않는 상록수의 열망이

무성히 피고 지는데

죽어서도 고운 향내 지키는 삼나무

시린 발에 떨어지는 눈물조차도

마음을 맑게 하는 정화수였어라.

 

(2017.2.11)

* 사진 : 다은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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