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483
어제
233
최대
3,402
전체
943,702

옛집

전수남 2 958 0

         옛집

 

                      예목/전수남

 

고래 등 같은 미끈한 자태를 뽐내며

한마음으로 동고동락하던

묵은 기와도 싫증났다 달아나고

쇠락해가는 육신 말이 없어도

맨살을 드러낸 어깨 위로

세상풍파 다 내려앉아

한 겹 두 겹 짓누르는

세월의 무게를 견딜 수가 없는데

 

영화를 누리던 창창하던 시절이 가고

꺼칠한 거죽은 새 생명의 터전으로

자리를 내어주어

삭은 서까래아래 비바람이 들이치는

흉흉한 몰골의 초라한 옛집

무너지는 모습이라도

지난날의 사랑을 간직한 채

존재의 참 의미를 되새기게 하네.

 

(2017.8.16.)

사진 ; 류창수님(감사드립니다)

e0dcdf80955d21403240450b8afea5d1_1565999813_8183.jpg


2 Comments
부회장 윤월심 2019.08.19 13:25  
세월에 흔적입니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부니 시원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전수남 2019.08.19 17:58  
극성을 부리던 폭염도
흐르는 세월앞에서는
제 갈길을 가야하나봅니다.
아침 저녁으로 부는 서늘한 바람에서
가을을 기다려 봅니다.
좋은 날 되세요.